'돼지'에 관해 알고 싶다면 이곳에서 하루 묵어 보세요.

물살이 센 안눙 계곡과 판저우 부두를 지나면 돼지를 테마로 한 타이완에서 제일 가는 톈산 휴게 농장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입구에 한 쌍의 '돼지 석상'이 놓여 있죠. NTD20만의 값어치를 지닙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석상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삼삼오오 모여 있곤 하죠. 주말에는 농장이 아이들 소리로 가득합니다. 만화 속 분홍 돼지가 아닌 진짜 살아있는 타이완 흑돼지를 만나게 되어서죠.

40년간 돼지를 기른 황정더 씨는 농장 내의 '돼지치기'입니다. 잡식성인 돼지들이 울타리 안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고개를 숙여 먹이를 찾아 먹도록 돼지를 몰죠. 돼지들은 나무 뿌리, 달팽이, 지렁이 등을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돼지의 이미지와 다소 상이한 모습이죠. 몇 분 동안 바람을 쐬며 배를 채우면 다시 우리 안으로 돌려 보냅니다. 농장은 산방, 발육실, 오수 처리장 등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타이완 10대 우수 환경 돼지 사육장'이란 영예도 얻었답니다.

문물관에서 전시 중인 보기 드문 분만 사진

새끼 돼지를 안고 풀을 먹이며 돼지 사육 관리를 알아 가는 것 말고도 농장 내엔 돼지 문물관이 있습니다. 돼지 아빠 황정더 씨는 몇십 년간 돼지의 종류를 구분해 교미, 분만, 양육, 산책 등 다양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여기에 돼지와 인류에 관한 문화, 풍습, 이야기, 고찰 등을 기록했죠. 관광객들은 직접 돼지와 관련된 장신구 제작, 페브릭 인형 바느질하기, 찰흙 빚기, 도자기 그림 그리기, 향주머니 만들기, 유기농 비료 만들기 등 체험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 돼지 사육장에서 좋은 돼지가 나오는 법, 영화 '아바타'처럼 깜짝 놀랄 만한 농장
'1982년, 농업 학교 목축 수의학과 학생은 36명이었지만 연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저 혼자예요.' 황정더 씨는 낭만을 품고 목축업을 시작했지만 돼지 배설물의 악취 때문에 이웃의 원성을 샀습니다. 하지만 이웃의 원성이 그의 연구에 힘을 실어 주었죠. 황정더 씨는 우선 값비싼 생물 효소 사료를 돼지에게 먹이며 악취 문제를 최소화했습니다. 폐수 처리장도 설치하고 돼지의 배설물을 수거, 분해해 비료로 만들어 팔기도 하죠.' 돼지 우리는 아주 쾌적합니다. 돼지들도 편안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고요. 오수를 밖으로 배출하지 않으니 이웃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톈산 농장의 돼지는 잘 먹고 잘 지냅니다. 평균 1,700여 마리를 기르죠. 이후 황정더 씨는 근처의 썬린 초등학교를 매수해 약 3헥타르 정도의 면적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2003년 휴게 농장으로 변경한 뒤론 황정더 씨도 전보다 시간적 여유가 생겨 육질이 좋은 타이완 흑돼지를 사육할 수 있게 되었죠. 백돼지보다 덜 먹어 사육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만요.

황정더 씨는 흑돼지의 우수한 품질에 매료되어 냉동 소시지도 개발합니다. 과거에 수제 소시지 등을 진공 포장한 상품을 만들기도 했죠. 파 가득 돼지고기, 생강즙 숙성 돼지고기, 파 돼지고기 꼬치, 양파 돼지고기 볶음 등 자체적으로 요리를 만들기도 했답니다. 합법적인 숙박 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이곳에 묵으며 예약할 경우 맛보실 수 있답니다.

농장 내의 자연 생태계도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황정더 씨는 20여 년 전 이곳에서 직접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 향삼목을 심었습니다. 숲 구역으로 들어가면 마치 영화 '쥬라기 공원', '아바타'가 연상되죠. 파란까치, 팔색조, 검은목청딱새, 흰눈썹웃음지빠귀 등 보기 드문 새들도 찾아올 정도랍니다.

'너희가 목축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에 산쪽에 땅을 사서, 소와 양을 방목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내와 함께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상상해 봐' 교수님의 말씀이 효과가 있었는지, 황정더 씨는 40년 전 졸업 후 톈산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소나무처럼 안정적으로 돼지를 기르고, 나무를 심고, 생태 보존에 힘썼죠. 완벽하게요. 이란의 목축업자들은 황정더 씨를 보며 '즐길 줄 알고 소중히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